피치(Fitch)사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유와 향후 전망
피치(Fitch) 미국 신용등급 강등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함에 따라 금융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011년 시장의 충격이 컸던 S&P이후 12년 만에 이뤄진 등급 강등의 재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등급 하향 이전에 등급 전망에 대한 하향 조정이 있었고, S&P 등급 하향 당시의 학습 효과 등을 감안하면 금융시장 전반에 미치는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 로 보인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유
피치사는 신용등급 하향조정의 근거로 재정 거버넌스 악화, 재정적자 증가 및 정부의 부채부담 증가 전망 등을 제시했다.
① 재정 거버넌스 악화
정부부채 증액 관련 정치적 대치 후 마지막 순간 합의가 반복되면서 재정관리에 대한 신뢰가 저하되고, 여타 국가와 달리 중기 재정계획이 부재하고 예산 절차도 복잡한 점을 지적했다.
지난 10년간 정부부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사회보장 및 의료비 증가 등 중기적 문제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② 재정적자 증가
피치사는 미국의 GDP 대비 일반정부 재정적자비중이 재정수입 감소, 신규 지출계획, 이자비용 증가, 주 및 지방정부 재정적자 증가 등으로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2년 3.7% 수준이었던 재정적자 비중이 2025년에는 6.9% 수준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기존 AAA등급 국가의 중간값인 1.0% 수준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③ 정부 부채 증가
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비율은 2023년 112.9%에서 2025년 118.4%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AAA 등급 국가의 중간값이 39.3%, AA등급 구각 중간값이 44.7%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라고 볼 수 있다.
④ 중기 재정 문제
향후 10년간 고금리 및 부채 증가에 따라 이자부담이 증가하고, 고령화 및 의료비 상승으로 메디케어 및 사회보장 지출(GDP대비)이 1.5%p 증가하면서 해당 기금이 고갈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등급 강등에 대한 금융시장 반응
8월 2일 국제금융시장은 주가 하락, 엔화 강세, 미국 구채금리 하락 등 안전자산 선호 방향으로 반응했다. 주식을 제외하면 반응폭은 다소 제한적이었다.
① Brookings
이번 결정이 놀라운 것은 Fitch가 미국을 부정적 관찰대상에 올린 시점과 비교할 때 지금 상황이 더 나쁘지 않다는 점임. 부채한도 협상이 타결되었고, 타결 전에 비해 재정 관련 긍정적 소식이 많이 있었다는 점에서 이해불가
② Capital Economics
향후 인구 고령화에 따른 사회 지출 증가로 인해 정부부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물가 하락으로 내년부터 금리를 인하할 경우 이자비용 부담은 감소할 가능성
③ 래리서머스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 현재 미국의 경제 펀더멘탈을 감안하면 이번 결정은 ‘기이하고 부적절(bizarre and inept)’
피치발 충격 제한적일 가능성 높다
이번 피치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단기적으로 일부 가격 변수의 변동성 확대 수준에서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다. 이에 대한 근거는 크게 2가지다.
첫째 이미 지난 5월 신용등급 전망의 강등을 통해 등급 하향에 대한 가능성이 앞서 시사된 바 있고, 실제 등급을 내린 사유 역시 등급 전망 강등 당시와 동일하다는 점이다.
피치는 지난 5월에 부채한도 상향 협상에 대한 대치 상황을 두고 “디폴트 예상일(X-데이트)이 빠르게 다가오는데도 부채 한도 상향·유예 등 문제 해결에 이르는 것을 막는 정치적 당파성이 커지는 것을 반영한다”며 사유를 밝혔다.
이번 등급 강등을 전격적인 조치가 아닌 앞선 등급 전망 하향에 따른 후속 조치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둘째, 12년 전에 발생했던 이벤트인 2011년 S&P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학습 효과다. 당시 S&P는 국가부채 상한 증액에 대한 정치권 협상 난항 등을 이유로 미국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내렸는데, 그 결과 주가가 단기간에 15% 이상 폭락하는 등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상당했다.
그러나 주가 급락에도 불구하고 미국 국채 금리는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로 인해 오히려 하락하 는 등 신용등급 강등의 본질적인 영향이라고 할 수 있는 국채 발행 및 유통 상에서의 충격이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국가신용등급 강등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기축통화국으로서 지위가 크게 훼손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금융시스템에 대한 리스크로 확산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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