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정적자 급증과 부채 규모 확대 부작용

늘어나는 미국 재정적자

8월 1일 피치는 미국 정부부채 신용 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하였다. 연방 정부의 재정적자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이는 7월 31일 재무부가 과도한 3분기 국채 발행 물량 계획을 발표하며 상승 압력을 받던 미국 금리가 급등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전년대비 2.7배 급증

미국의 재정적자 문제가 갑작스러운 일은 아니다. 2023년도 회계연도가 시작된 지난 10월 이후 9개월 동안 연방 정부의 적자는 1.4조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70.4% 증가하였다. 적자가 급증한 이유는 정부지출이 급격하게 증가한 가운데, 세수는 감소하였기 때문이다.

2023년 회계연도 누적(22.10~23.6) 정부 지출은 4.8조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0.1% 급증했다. 고령화로 인해 메디케어 같은 주요 의료 프로그램에 대한 지출이 급증한 가운데,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은퇴자 및 기타 수급자에 대한 생활비가 8.7% 인상되면서 사회 보장 지급액도 11% 증가했다. 이는 40년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더불어 이자율 상승의 결과로 자금 조달 비용은 점점 더 비싸지고 있다. 미국의 회예산정책처(CBO)에 따르면 2022년 연방정부 부채에 대한 순이자비용은 4,751억달러로 전년대비 35% 증가하였다. 올해 순이자비용도 전년대비 35% 늘어난 6,630억달러로 GDP의 3.2%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 수입은 도리어 감소

반면, 올해 누적 재정수입은 3.4조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1% 감소하였다. 올해 1~2분기 미국 GDP가 보여준 서프라이즈를 감안한다면 미국 세수가 감소했다는 점은 의아한 부분이다. 경제가 성장하면 경제주체들의 소득이 증가하고 세수도 증가하기 마련이다. 
이는 지난 1분기 미국의 GDP와 GDI간 괴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며 미국 경기가 GDP 수치에서 보여준 것만큼 견조하지 않을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GDP 수치는 2%를 상회하고 있으나, GDI는 지난해 4분기 이후로 감소 전환하였다(Q4.22 -3.3%, 1Q23 -1.8%). 

실제 미국 경제 활력, 특히 경제 주체의 구매력이 GDP의 수치가 나타내는 것에 비해 떨어지고 있을 가능성을 암시한다.

지나친 정부지출 부작용

적당한 정부 지출은 민간 경제의 활성화와 미래 경제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데 바람직하지만 지나친 정부 지출은 결국 민간 경제에 부메랑으로 돌아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미국 정부가 잠재성장률 높이기 위해 제조업 및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대대적인 정부지출을 감행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성장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보다는 비용이 많이 드는 작업이다.

더불어 고령화에 따른 의료 및 사회보장 프로그램 지출은 계속 늘어날 것이다. 지출에 따른 비용 부담은 결국 가계와 기업이 짊어져야 한다. 특히, 고금리 상황에서는 부채의 이자이용을 늘리기 때문에 민간 주체들의 부채 부담 비용을 늘리게 된다.

8월 말 2024년 예산안 발표 예정

이번 달 8월 말 미국의 2024년 예산안이 발표된다. 피치의 미국채 신용 등급 하향 조정을 계기로 시장에서 미국의 재정에 대해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정부지출 증가폭이 올해 대비 얼마나 줄어들지 관건이다. 

이미 올해 3월 바이든 정부는 공화당간 부채한도 협상에서 내년도 비국방분야 재량지출을 올해 수준으로 제한하기로 합의하였다.

하지만 바이든 정부가 3월에 내놓은 2024년 회계연도 예산안 개요를 보면 국방 예산만 올해 대비 3.2% 증가한 8420억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이다. 내년도 미국 대선을 감안하면 지출 증가폭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은 제한적인 상황에서 예산안과 부채관련 노이즈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가뜩이나 고금리로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한 상황에서 과도한 부채로 국가의 재정건전성이 우려되는 경우 투자자들은 해당 국채에 대해 높은 프리미엄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 미국도 예외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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