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골디락스 전망 증가, 과연 실제로도 그럴까
골디락스를 전망하는 시장
리세션을 걱정하던 금융시장은 이제 소프트랜딩을 확실시하며 마치 경제가 더 좋아질 것마냥 환호하고 있다. 그러나 고용에서는 겉보기와는 달리 민간, 서비스부문의 부진이 확인되며 소비는 불안한데 재정지출과 민간투자가 경제를 이끈 것이 확인된다.
미국이 경기침체에 들어가지는 않더라도 경기모멘텀은 둔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중국과 유럽의 회복은 아직 멀어 보인다.
골디락스에 대한 의구심
물가 안정에도 고용지표는 나쁘지 않았으며 2분기 GDP는 특히 강력했는데, GDP Now 추정치가 낮은 컨센서스를 크게 앞서나가더니 결국 2.4%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투자와 정부지출이 2분기 성장을 이끄는 와중에 소비마저 나쁘지 않았다.
경기는 호황이고 고용은 괜찮은데 물가는 안정되며 금리인상이 종결되면 주식은 달려나가게 마련이다. 하반기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시장의 기대에 대한 의구심은 남아있다. 하반기의 미국 경기 모멘텀이 상반기보다 좋기는 어려워 보이고 중국과 유럽 경기의 회복은 쉽지 않아 보이는데, 증시는 싸지 않고 금리는 낮지 않다.
상반기 미국 경제가 강력했던 것은 지금까지 재정지출, 초과저축, 서비스 수요에 의한 것으로, 더 좋아진다기보다는 고금리에도 지금까지 강세가 지지된 것으로 이해해야 하겠다.
고용이 과연 건실한가
골디락스 내러티브의 한 축은 안정적인 고용이 지지하고 있다. 6월 비농업 고용자수는 21만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를 다소 밑돌았지만 올 상반기 내내 준수한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실업률도 3% 중후반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임금 상승도 지속되고 있다. 구인 수요가 노동 공급보다 높은 상황이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총 고용자 수는 코로나 이전을 돌파해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되는 가운데, 올해의 고용 증가는 대부분 정부 직접고용, 교육/의료, 건설 등 정부지출이나 사회복지와 관련된 부분에서 발생했고 그 외 부문은 감소 추세인 것이 확인된다.
리오프닝 수요와 밀접한 레져/접객 부문의 고용 증가는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으며 소비경기와 민감한 유통/운송 부문에서는 오히려 종종 고용이 감소하기도 했다.
IT나 금융을 포함한 전문/경영 부문은 지난 해 빅테크 감원과 함께 고용이 정체되었고 올해 들어서도 별다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 못하다. 아직 고용부문의 대표 수치는 나쁘지 않으나 그 실질은 강력한 정부지출로 지지되고 있는 셈이다.
분해해서 보면 겉보기 숫자가 경제적 실질을 잘 반영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연속 실업청구건수 역시 2018, 19년보다도 높아져 있다.
슬슬 불안한 소비
고용만큼 중요하게 확인해야 할 지표는 소매 판매 등 수요, 특히 서비스 수요와 관련된 지표이다. 강력한 서비스 수요는 미국 경기는 물론 유럽 경기까지 지탱했다.
미국의 명목 소매판매는 전년대비 상승률이 확연히 감소 추세에 들어선 가운데, 레스토랑/주점과 같은 리오프닝 서비스 수요 감소와 백화점/마트와 같은 재화 수요 감소가 확인된다. 일부는 수요 감소에 기인했고 일부는 물가상승률 완화의 영향이 있었을 것이다.
내구재 할부 구매와 관련된 Non Revolving 소비자신용 월 증감이나 오프라인 매장의 동일점포 소비 성장률은 감소세로 전환된 반면, 개인 신용카드 연체와 관련된 Credit Card 잔고는 20%가 넘는 연체이자율에도 불구하고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내구재를 살 수 있는 사람은 할부구매를 피하고 있으나, 신용카드 소비 금액을 상환하지 못하는 사람은 자꾸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대법원 판결에 따라 대학 학자금 대출 탕감이 부결되었으며, 9월부터는 대학 학자금 대출에 대한 이자지원도 중단된다. 이는 총 소비금액의 1% 내외로 추산되며 소비 감소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기업 크레딧 문제
가계뿐 아니라 기업의 크레딧 문제도 점차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상반기 하이일드 시장의 파산 사례는 예년 평균을 넘어섰다.
정부당국은 과감한 정책으로 SVB 은행 파산의 여파는 최소화하는데 성공했으나 높아진 금리의 부정적 영향이 점차 한계기업에 부담이 됨은 확실하다. 경기마저 하강하게 되면 문제는 확대될 것이다.
회복이 더딘 유럽과 중국
강력한 미국 경기와 달리, 중국과 유럽 경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의 근본적인 문제는 경기부양책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수출이 나가지 않아 제조업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중국은 전 세계, 특히 소비자인 미국에 물건을 공급하는 공급자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수입은 중국발 비중이 감소하고 멕시코발 비중이 증가하여, 총액 기준으로도 멕시코로부터의 수입 금액이 더 높아졌다. 공급망 재조정의 승자는 멕시코나 남미가 되어가고 있다.
중국의 수출 회복은 쉽지 않은 가운데 내수와 부동산 부양만으로는 경기회복에 한계가 있고, 금리를 한껏 낮추기에는 위안화 약세도 우려스럽다. 홍콩 부동산의 상황도 걱정스럽다.
강력한 소비 부양 정책에 따라 위안화에서도 항셍지수에서도 반등세가 나타나고 있다. 이미 악재에 둔감해지고 호재에 민감해지는 구간에 들어섰다.
부동산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이 보이고 수출 수요 부진 상황에서 내수소비 부양 정책의 효과도 기대된다. 당분간 부양책 기대감이 경제를 지지할 수는 있겠지만, 그럼에도 수출 반등 없이 본격적인 경제 회복을 이야기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유럽 경제는 제조업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비스업의 강세가 경제를 지지해왔다. 그러나 독일 제조업 PMI는 충격적인 수치를 보여주었으며, 가스를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소재, 산업재 등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산업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2분기에는 주요 국가의 서비스업 선행지표마저 하강을 시작했고, 미국과 달리 유럽 주요국은 아직 인플레이션 안정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지만 경기 부진에 어쩔 수 없이 긴축을 늦추는 모양새다. 유럽의 회복은 늦어질 것으로 본다.
추가 강세는 어려울 하반기
미국의 경기모멘텀이 기대보다 못함이 확인되고, 물가 반등세도 확인되면서 지수는 자연스럽게 현 수준에서 박스권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과도한 쏠림은 해소해야 할 문제다.
조정구간을 지나며 증시가 일시적으로 흔들리게 되는 상황에서 가격 하락이 연쇄적인 손절을 발생할 가능성에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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