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용과 PMI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이유

엇갈리는 미국 경제 지표

미국 경제는 소비가 확대되고 고용 사정은 견조한 모습을 유지하는 등 단단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ISM 제조업 지수에서 확인할 수 있는 투자 및 생산의 경우 다소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며 현재 미국 경기에 대한 온전한 판단을 어렵게 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며 향후 미국 경기는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까

반대로가는 고용과 PMI

비농업 일자리 수는 다시 한 번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비농업 부문의 일자리 수가 33.9만개 증가하면서 시장 컨센서스 18만개를 큰 폭으로 상회했다. 22년 1월 이후 비농업 일자리 수가 시장의 예상을 하회한 적은 3번 뿐이다. 그만큼 주요 기관들은 고용시장을 다소 얕보고 있었다. 다만 다른 세부적인 데이터는 여전히 고용시장이 식어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기에 낙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동시에 5월 ISM PMI 데이터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모두 예상치를 하회했다. 고용시장 컨센서스를 낮췄던 IB들이 큰 소리를 칠 기회를 주기라도 하듯 둔화 시그널을 강하게 보였다. 특히 제조업 PMI는 일반적으로 경기선행지표를 구성할 때 빼먹지 않는 단골 손님이다. PMI 추이는 시장이 경기 둔화에 대한 걱정을 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이다.

미국 경기 상황은 여러 지표들의 혼재로 인해 어떤 국면에 있는지 헷갈리게 만든다. 선행성을 가지는 PMI의 방향과 후행성 지표인 고용지표를 선행하는 세부 지표를 기준으로 본다면 하반기 미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기우는 아니라고 판단된다.

고용 지표의 이면

비농업 일자리 수는 늘었지만 실업률은 상승했다. 실업률은 전달 3.39%에서 3.65%로 0.26%p 상승했다. 가계대상 서베이와 기업대상 서베이의 괴리가 유난히 컸기 때문이다. 경제활동참가율은 0.01%p 상승했으나 동시에 실업자가 늘어났다. 가계대상 서베이 상에서 취업자는 31만명 줄어든 것으로 집계되었다. 작년 10월과 11월 고용 데이터 이후 처음 확인되는 괴리이다.

선행성을 보이는 세부 데이터들은 여전히 고용시장의 둔화를 가리키고 있다. 우선 주간 근무시간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선행지표로 작용을 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근무 시간을 줄여나가는 것이 고용 감소보다 선행하기 때문이다. 주 평균 근무시간은 34.3시간으로 19년 4분기 평균과 같은데, 이때 당시에도 경기 침체에 대한 걱정이 상존했던 시기이다. 


자발적 사직률과 실업자 중 영구 실업자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만성적인 노동의 초과 수요가 점점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대 사직' 이라고 불릴 정도로 코로나 이후에는 더 높은 임금을 위한 자발적 퇴사와 이직의 빈도가 높았다. 해당 부분이 현재는 상당 부분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결과 임금상승률도 예상치를 소폭 하회했다. 헤드라인만 보자면 긍정적이지만, 이면을 살펴보면 분명 둔화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 경제를 받치는 소비

소비가 버티고 있다는 점은 경착륙 위험을 낮추는 요인이다. 소비가 버티는 이유로는, 먼저 가계의 이자지급성 부채의 68%가 고정금리로 금리 인상으로 인한 금융 비용의 증가가 가계에는 크게 작용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추가로 코로나 이후 여전히 쌓여있는 초과 저축, 마지막으로 소비자의 실질 구매력의 개선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실질 구매력은 작년 하반기 이후 완만히 개선되고 있는데, 이는 명목 임금 상승률에 비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즉, 개인이 벌어들이는 것에 비례하여 소비를 하더라도 소비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물가상승률의 둔화가 더디고 임금상승률의 둔화는 다소 가파르게 진행 된다면 실질 구매력이 다시 역전되어 소비 역시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표는 여전히 경기 둔화를 가리킨다

경기를 선행하는 ISM 제조업 지수는 경기 둔화를 가리키고 있다. 고용 역시 탄탄한 듯 보이지만 세부지표를 뜯어보면 점차 둔화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경기를 지탱하고 있는 미국의 소비 역시 코로나 이후부터 쌓아둔 초과 저축과 실질 구매력 상승에서 기인하였기에 향후 고용시장의 둔화와 끈적이는 CPI를 고려할 경우 지금처럼 유지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 종합적으로 보면 경제 지표는 미국의 경기 둔화를 가리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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