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폭염 지속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지독한 폭염 글로벌 확산

해마다 글로벌 각지에서 여름철 폭염 현상이 확산되고 그 정도도 심화하고 있다는 관측이 늘어나고 있어 경제적 영향에 대한 점검이 필요해보인다.


폭염 현황

주요국 기상청의 폭염 판정기준과 올해 최고 기온 예측치를 비교해보면 하절기 중 다수의 지역에서 상당한 수준의 폭염이 발생할 전망이다.

해수면 온도 상승과 강력한 고기압 등의 여파로 `24년 여름(7~9월, 북반구) 글로벌 최고 기온은 `23년보다 1.0°C 내외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중동부의 예측 최고 기온은 35°C(95°F)~37.8°C(100°F)이며 유럽은 40°C (104°F), 아시아는 38.9°C(102°F)인데 수일간 연속적으로 관측될 전망이다.

폭염 시기가 여름철에 국한되거나 장마철이 동반될 수 있으나, 폭염 현상은 주요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확산되고 있고 그 정도와 기간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이다.


2023년을 상회하는 2024년 일별 기온



폭염 경제적 파급효과

폭염은 노동생산성 감소와 에너지(냉방)·농수산품 가격 상승, 의료비 지출 증가, 인프라 복구비용 증가 등과 같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거시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산업별로는 농업과 건설업, 대면 서비스업, 노동집약적 제조업 등에 부정적이고 에너지 관련 산업의 매출에는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GDP 내역별 영향을 볼 경우 소비와 투자 부문에서는 감소 압력이 더 크게 작용하고, 정부지출에서는 증가 요인이 우위이다. 수출에는 축소 압력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1) 가계 소비

냉방·의료비 지출이 소비로 연결되지만 이로 인해 가처분소득이 줄어드는 데다 근로소득 감소 등이 예상되어 총소비 축소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폭염 時 필수재로 전환되는 가계의 냉방비용과 신규 의료비 등으로 인한 지출 증대는 여타 非필수 소비재(일부 식료품 포함) 구매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21년 캐나다의 폭염 時 가계의 냉방 비용이 실제 30~40% 증가한 것으로 조사된다. 미국의 냉방비용은 폭염기간 중 20~30%, 유럽은 2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폭염으로 가계의 노동시간이 예전보다 감소할 경우 근로소득 총액도 축소되면서 소비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

학계 연구에 따르면 32°C 이상의 온도가 하루 더 늘어날 때 연간 급여를 0.04% 줄이는 효과(평균 주당소득의 2.1%, 미국기준)를 유발한다.


(2) 기업 투자

냉방시설 신규투자는 GDP 견인 요인이 되나, 에너지 비용 증가와 노동자 보호 필요성, 노동생산성 감소 등으로 조업시간이 단축될 경우 산출량이 감소할 수 있다.

노후한 냉방시설과 전력망 등에 대한 투자가 발생할 경우 기업의 지출을 통한 GDP 제고에 기여한다. 다만 주력 생산물에 대한 투자는 아니어서 그 규모는 제한적이다.

오히려 생산비용 증가 및 노동자 건강보호 필요성, 노동생산성 저하 등으로 다수의 기업들은 근로시간 유지 보다는 단축으로 대응할 여지가 있다.

Hsiang et al.(2017)은 폭염 시 일부국에 서 생산성의 45% 감소 가능성 제기하기도 했다. ILO3는 근로시간 감축 규모를 풀타임 일자리 감소 개수로 환산할 경우 80~ 136백만개(`30년 기준)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Allianz, ILO 등은 폭염이 1일 발생 한다면 생산 현장에서 1/2일 동안 파업이 발생한 것과 유사한 수준의 조업시간 단축 효과가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폭염 시 근로시간 감소로 인한 일자리 증가



(3) 정부 지출

민간부문 생산성 감소로 다소간 세수는 감소하는 반면 폭염에 따른 긴급 구호와 공공보건 서비스 제공, 인프라 보수 비용 증가 등으로 정부 총지출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폭염·산불·가뭄 등의 자연재해 발생 시 정부의 재난대처 비용이 증가하고, 건강 문제와 경제난에 처한 가계를 지원하는 사회 안전망 강화 비용도 증가한다.

미국 백악관 발표에 따르면 `22 회계연도에만 폭염 대응을 위한 저소득층 에너지 지원 프로그램(LIHEAP)을 통해 $38.5억 지출했다. 

또한 이와는 별개로 에너지부는 기상이변 지원 프로그램(LIHEAP)에 $35억을 투자했다.

`24년 폭염 대응을 위해 미국은 $50억을 재정에서 추가 지출하고, 영국은 £15억, 프랑스 €10억, 인도 $5억 등을 투입했다.


폭염 대응을 위한 재정지출 규모 및 농산물 작황 감소율



(4) 수출입

신흥국은 농산물ㆍ노동집약적 재화의 생산 감소로 수출물량이 줄고 선진국은 에너지 수입가격 상승 등으로 수입액이 증가하게 된다. 

해상운임 상승은 수출입 모두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폭염은 신흥국이 다수 생산하는 농산물과 원자재, 일부 소비재의 생산·수출량을 감소시켜 글로벌 공급부족과 공급망 불안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

선진국의 수입 부문에서는 신흥국産 식량 및 에너지 가격 상승, 냉방기기 수입 증가 등에 따라 명목 수입비용이 증가한다.

또한 최근 컨테이너 이용료가 크게 상승한 가운데 폭염으로 항만 노동자 등의 작업이 지체될 수 있어 추가적인 운임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해상운임은 홍해사태와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 등으로 `24.7월 현재 전년말보다 200% 이상 상승했다. 

특히 운송수요가 많은 시기인 하절기에 폭염으로 항만 노동자의 근로시간 단축 또는 파업이 늘어날 경우 비용증가 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


폭염 경제 효과 평가

폭염이 해마다 심화할 경우 매년 3 분기 중 글로벌 생산량 증진을 저해하고 물가의 하방경직성을 강화시킬 우려가 있다. 

더구나 현행 고금리 여건에서는 가계소비 위축 등을 더욱 심화시킬 소지가 있다.

폭염이 일시적이라 하더라도 다수지역에서 동시에 해마다 심화하고 있어 북반구 여름철이 포함된 3분기 글로벌 성장률의 계절적인 하락 요인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폭염은 `23년 중 글로벌 성장률의 0.6%p 하락 압력으로 작용. `23년보다 기온이 상승할 여지가 큰 `24년에도 0.8%p 내외의 위축 요인이 될 전망이다.

ILO는 폭염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보수적으로 추정해도 `95년 $2,800억에서 `30년에는 $24,000억으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폭염으로 기간시설이 훼손된 이후 재투자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생산적 파괴 (Productive destruction)’ 현상이 발생해 성장률이 일시적으로 제고될 여지는 상존한다.

하절기 폭염으로 인한 농산물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은 주요국 통화정책의 완화 여력을 단기적이나마 제약할 우려가 상존한다.

전력 인프라 등이 미흡하여 폭염 피해가 상대적으로 큰 신흥·중저소득국 등이 선진국向 농산물과 저가 소비재 등을 주로 생산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급망 교란과 이에 따른 선진국의 물가상승 압력 우려 등이 제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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