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엔/달러 전망, 엔화 충분히 절하됐다.
엔화, 절하될 만큼 절하됐다.
2023년 3월 FOMC 이후 엔/달러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3월 FOMC 직후인 3월 24일 130.73엔에서 6월 23일 현재 143.7엔까지 9% 절하되었다. 같은 기간 달러 인덱스는 등락을 반복하기는 했으나 103.12에서 102.90 까지 0.2% 하락했다. 달러 인덱스와 차별화되는 움직임이다.
엔화 절하된 이유
엔화 절하 이유는 수 차례 언급한 바 있다. 주요국 인상 사이클과 차별화되는 무제한적 양적완화 정책 때문이다. 연준을 중심으로 주요국 중앙은행은 2022년 이후 금리 인상을 지속하고 있으나, BOJ는 YCC 정책과 (-)금리를 고수했다.
그러나 외환시장에서는 BOJ가 2022년 12월 회의에서 10년물 금리 변동 범위를 확대한 이후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경계감이 계속되고 있다. BOJ 정책회의마다 정책 변화가 없음을 확인 후 시장에서 엔화 절하폭이 확대되는 경향이 그 증거라고 볼 수 있겠다.
통화정책 변경 예상되는 이유
① 물가상승률과 기대인플레 상승세
일본은행이 물가상승률 목표로 삼고 있는 Core CPI의 전년대비 상승률은 2022년 4월 이후 지속적으로 2%를 상회하고 있다. 에너지 CPI가 하락폭을 확대하고 있음에도 물가 상승 품목이 광범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신식품과 에너지를 모두 제외할 경우 전년 대비 상승률은 하락세 없이 오름세만을 지속하고 있다.
기대인플레이션의 상승세도 지속중이다. 1Q23에 집계한 1년 후 기대 인플레이션은 2.8%이며 7월 초 발표될 2Q23 수치는 더욱 상향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BOJ 금융정책위원회의 결정문에서도 언급된 내용이다. 기업들의 행동 및 임금 결정 양상이 변화고 있음을 BOJ가 언급한 바 있다.
② 실질임금 하락폭 확대
높은 인플레이션과 맞물려 실질임금은 하락하고 있다. 이는 정치권 이슈와도 연관이 된다. 최근 일본 제1야당은 내각 불신임안을 제출했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물가 통제 미숙으로 인한 실질임금 하락이다.
여당 입장에서는 중의원 선거(미국의 하원 개념)을 승리할 경우 향후 최소 3년간 선거 걱정 없이 구심력을 유지하는게 가능하다. 이에 실제로 6월 중 중의원이 해산하면 시차를 두고 BOJ가 내각과 정책 공조를 논의하여 통화정책 정상화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이 대두되었다.
③ 이미 시작한 경기 반등
일본 분기별 GDP 성장률은 작년 3분기 이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저금리가 투자 수요를 뒷받침하면서 여타국들에 비해 투자사이클 반등이 일찍 나타났기 때문이다. 관광객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일본 경기 반등이 지속될 수 있는 이유이다.
하반기는 BOJ가 정상화를 꾀할 적기
일본의 물가상승률이 2% 넘는 흐름이 고착화되고 경제의 펀더멘탈이 마련되어 있는 하반기는 BOJ의 정책 정상화의 적기이다. 특히 2024년 들어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순차적으로 기준금리 인하를 감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시점에 BOJ 나홀로 YCC 정책을 폐지하는 것은 부담스럽다. 엔화 약세로 인해 통화 절상의 부담도 낮고 일본 증시 또한 상승세를 지속하기에 금융시장의 체력 또한 뒷받침되고 있다.
다만, YCC 정책 폐지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기에 하반기 중에는 10년물 금리 상단 25bp 상향 조정선에서 마무리 될 가능성이 크다. 본격적인 YCC 정책 폐지는 2024년 4월 이후 적당한 시기를 탐색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이번 2023년 4월 BOJ 금융정책위원회에서 정책 효과 점검을 개시한다고 선언했으며, 1~1.5년이 걸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내년 4월까지 YCC 정책 폐지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유이다.
하반기 엔화 환율 전망
BOJ가 정책 정상화를 꾀하는 것과 동시에 엔화 절상 전환 기대된다. 이외에 매크로 측면에서도 엔화 추가 절하는 부담스럽다.
1) 엔화 실질실효환율이 역사상 저점을 기록하고 있고,
2) 원화 등 여타 통화와 비교해서도 최근 절하폭이 가팔랐기 때문에 추가 절하가 부담스러운 점, 3) 연말 들어 내년에 연준이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달러가 약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
4) BOJ가 외환시장 개입을 통해 절하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기대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를 감안하여 엔/달러 환율은 하반기 완만하게 하락하여 130대 초반에 안착할 것으로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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